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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밭

태행산

그리고 지네산

by 김세중

화성시 비봉면에 태행산(295m)이 있다. 칠보산 남쪽이고 건달산 북쪽이다. 비봉면 자안리나 청요리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태행산 남쪽 등산로 들머리에 산행 안내도가 잘 세워져 있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조금씩 경사가 높아져 가고 돌탑이 여러 개가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누군지 참 정성스럽게도 쌓았다.


태행산 정상까지 두 군데 가파른 계단이 있다. 특히 두 번째 정상 부근의 계단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여간 시원스럽지 않다. 사방 어느 곳도 막힌 데 없어 고생한 보람을 톡톡히 찾는다. 서쪽으로는 저 멀리 서해바다가 보이는 듯하다. 동쪽으로는 수원시가 아득히 보이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편하지만 내처 산길을 걷다 보면 등산로는 계속 이어지고 네이버 지도에는 삼봉산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정작 실제로는 지네산이라는 표지가 나무에 걸린 산에 이른다. 거기 지네산의 유래가 적혀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과 전투가 벌어졌는데 지네가 독을 퍼뜨려 안개가 자욱하게 생겼고 안개 속에서 당황한 왜군을 무찔렀다는 것이다.


지네산을 내려오면 거대한 아파트 단지 공사가 한창이다. 화성시 봉담읍 내리다. 머지 않아 이곳은 도시로 변할 것이다. 전철을 타기 위해 수인분당선 오목천역으로 부지런히 걷다 보면 고속철도를 지나는데 이따금 마주치는 KTX 열차는 정말 번개처럼 지나간다. 부근에 여기 저기 목장이 있고 젖소들이 끊임없이 뭔가 먹고 있다. 밭에서 떼 지어 모여 있는 새떼도 특이한 볼거리다. 내리의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어도 새떼들을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태행산 입구 지도에는 '지내산'이라 돼 있고 네이버 지도에는 '삼봉산'이라 돼 있는 '지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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