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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by 김세중

우표란 걸 써본 지가 얼마나 됐나? 아마 몇 십 년은 되지 않았나 모르겠다. 예전엔 우표 없인 못 살았다. 편지를 부치려면 우표를 봉투에 붙여야 했기 때문이다. 규격봉투라면 기본 요금에 해당하는 우표만 붙이면 됐다. 그러나 규격봉투가 아니거나 내용물의 무게가 좀 나가면 우체국에 가서 얼마어치 우표를 붙여야 하는지 알아보고 그에 해당하는 금액의 우표를 사서 붙여야 했다. 우표는 우체국뿐 아니라 문방구 등에서도 팔지 않았나 싶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게 우표 말고도 있다. 전보도 예전엔 곧잘 이용했다. 급히 연락할 일이 있으면 우체국에 가서 전보를 쳤다. 그러나 지금 전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고등학생에게 전보를 아냐고 물었더니 그게 뭐냐고 내게 되묻는 것이었다. 전보는 확실히 사라진 게 아닌가 싶다. 공중전화도 비슷하다. 아직 공중전화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고 공중전화 자체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있긴 있을 것이다.


우표에 대해 잊고 있었는데 신문 기사에서 우표를 보게 됐다. 북한에서 기념우표를 발행했다는 기사였다. 최근 발행된 북한 우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과 함께 나왔다. 세계 최강의 전략무기를 완성했다며 발행한 기념우표였다. 이 기사를 읽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우표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 우리나라도 아직 우표가 발행된다. 기념우표는 지금도 나온다. 하지만 우표 수집가들이나 관심을 갖지 일반인들은 우표를 얼마나 쓸까. 우체국에 가도 창구에 우편물을 들이밀면 우표 대신 조그만 딱지를 내주고 그 딱지를 붙이면 우편물은 발송된다. 그 딱지에 요금 정보를 비롯한 여러 정보가 들어 있을 것이다.


북한이 발행한 우표를 보고 착잡한 느낌을 금하지 못한다. 국가 수반의 얼굴이야 당연히 우표에 나올 수 있겠다. 그런데 그의 어린 자녀가 왜 우표에 나오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자녀가 하나뿐이 아니고 셋이란 말을 들었는데 왜 다른 자녀는 우표에 나오지 않나. 이런 의문이 들지만 풀 수가 없다. 모든 게 장막에 가려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랑스럽게 여겨 지도자의 자녀를 우표에 넣었겠지만 딱한 느낌이 앞선다. 정상적인 국가가 아님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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