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 튀르키예, 시리아 강진을 100년 내 유럽 최악의 참사라는 보도를 보았다. 튀르키예가 유럽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서양 신문의 보도를 보니 역시 세계보건기구가 그렇게 말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거기서 비로소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유럽 지역에 53개국을 꼽고 있었다. 거기에 튀르키예가 들어 있었다.
튀르키예는 아시아로 분류되기도 하고 유럽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보통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지리적 경계로 보는데 튀르키예의 국토는 보스포루스 해협 양쪽에 다 있기 때문에 유럽으로 보든 아시아로 보든 틀리지 않는다. 이 점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다. 광활한 땅을 가진 러시아는 우랄 산맥 서쪽은 유럽이지만 그 동쪽 시베리아는 아시아이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국토는 대부분 보스포루스 해협 동쪽에 위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로 간주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튀르키예를 유럽에 넣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마음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유럽에 포함시킨 53개국을 보면 이스라엘도 들어 있고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도 있다. 그뿐이 아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도 있다. 이들 나라도 아시아 국가로 분류되는 게 보통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유럽이냐 아시아냐는 매우 편의적인 기준에 따라 갈라지는 듯하다.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튀르키예가 실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으니 비상한 각오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이 괜히 나온 말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