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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밭

에르진

가짜뉴스가 아니기를

by 김세중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만 수만 명에 이른단다. 많은 도시가 파괴되었다. 가지안테프, 샨리우르파, 카흐라만마라시, 아디야만, 디야르바키르, 아다나, 누르다으, 오스마니예, 이스켄데룬, 안타키아, ...... 이들 도시의 수많은 아파트와 고층건물이 힘 없이 무너졌고 흙더미 속에 수많은 생명이 깔려 버렸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그런데 희한한 보도가 나왔다. 튀르키예 하타이주의 소도시 에르진시에서는 한 명도 죽은 사람이 없고 건물이 무너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에르진시 시장의 강력한 불법 건축물 규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에르진시의 외케시 엘마소을루 시장은 1979년생으로 에르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단다. 그리고 이스탄불의 마르마라대학교 법대를 나왔고 고향에 돌아와 시장이 되었다. 그는 건축 규제를 풀어 달라는 요구에 대해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단다. 당신만 정직하냐고 비아냥대던 사람들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끝까지 원칙을 관철했고 이번 지진에서 에르진시의 건물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변의 많은 도시들에서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죽고 건물이 붕괴했는데 에르진시만은 멀쩡하다니 이게 과연 사실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에 이 기사도 혹시 가짜거나 과장이 심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그러나 외신도 아니고 튀르키예 현지 언론의 보도라니 믿어보기로 한다. 그렇다면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게 된다. 불의와 맞서 싸운 시장의 굳은 신념과 고집이 크나큰 보람을 얻었다.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


c.png 에르진시는 지진 피해 지역 한복판에 있다


c2.png 외케시 엘마소을루 시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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