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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밭

독자는 봉인가

진실을 원한다

by 김세중

뱌야흐로 언론자유가 만개한 시대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이 만 개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구나 등록만 하면 신문사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시선을 끌기 위해 온갖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의 뉴스가 오른다. 진위를 알 수 없는 가짜뉴스도 넘쳐난다.


그렇게 언론매체가 많지만 국가 기간통신사라 할 연합뉴스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 매체에 기사가 오르면 수많은 매체에서 받아서 기사를 실으니 그 책임이 막중하다. 그런데 연합뉴스의 기사라고 해서 다 신뢰할 만한 것 같지 않다. 이런 기사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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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키우던 닭의 공격을 받아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은 60대 남성에 관한 기사였다. 닭도 병약한 사람을 물고 늘어지면 사람의 생명도 빼앗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기사에서 '영국에서 숨진'이란 말과 '아일랜드 로스코먼에 있는 자택에서'가 나오니 어리둥절해진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같은 나라인가? 이웃나라이고 서로 다른 나라이지 어찌 같은 나라인가. 그렇다면 이 불쌍한 60대 남자는 어디에서 숨졌단 말인가? 영국에서 숨졌나? 아일랜드에서 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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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검색을 해보았다. 답은 곧 드러났다. 아일랜드의 로스코먼에 있는 자택에서 닭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영국이 아니다. 아일랜드의 북쪽에 북아일랜드가 있고 북아일랜드는 영국이지만 이 사건이 일어난 로스코먼은 북아일랜드가 아니고 아일랜드다. 도대체 영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데 제목과 본문에서 영국에서 숨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기사가 너무나 홍수처럼 쏟아진다. 그러니 설령 엉터리 뉴스가 섞여 있어도 금세 다른 뉴스에 파묻혀 버리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하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또 있을 것이다. 언론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언론이 사실 아닌 것을 전할 때 독자는 피해를 입는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접할 때마다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부주의는 핑계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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