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이 fatigue party?
챗gpt를 써본 지 3주 가량 지났다. 아직 챗gpt를 다 모른다. 일부 기능을 써봤을 뿐이다. 기막히게 유식하다고 감탄을 연발했지만 한편으로 되게 무식하구나 하는 경험도 했다. 오늘은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피로연'의 어원을 챗gpt는 뭐라 할지 궁금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포복절도할 뻔했다. 피로연이 영어로 fatigue party나 exhaustion gathering이라 번역될 수 있단다. 그러나 이는 챗gpt의 실수일 뿐이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피로연의 피로는 피로(疲勞)가 아니고 피로(披露)다. 피로(披露)란 알린다는 것이고 결혼 하객들에게 결혼을 알리는 연회다. 영어로는 그냥 reception이 제일 가깝다. 육체가 피로하면 집에 가서 쉬어야지 남의 집 잔치에 갈 일 있나.
챗gpt가 실로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지만 그렇다고 챗gpt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정확한 정보를 훨씬 더 많이 알려주고 있다고 본다. 다만 언제나 챗gpt를 이용할 때는 오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긴 해야겠다. 챗gpt가 잘못 알려준 걸 믿고 내가 망신을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누굴 탓하겠는가. 챗gpt를 만든 OpenAI 연구소에 소송을 내겠는가. 무망한 일이다.
앞으로 챗gpt나 다른 인공지능들도 꾸준히 발전하고 진화할 거다. 오류 가능성을 줄여 나갈 거고 할 수 있는 일을 더 늘려갈 거로 본다. 재미있는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챗gpt는 사람이 부리는 종인데 종은 주인을 위해 엄청난 일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주인의 뜻에 어긋나게 아주 엉뚱한 일을 할 수도 있다. 참 신통한 종이긴 한데 좀 위태위태하기도 하다. 방심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