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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Feb 26. 2023

낭패를 보다

챗gpt가 무한 공짜는 아니었다

챗GPT가 나오고 불과 두어 달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폭발적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검색의 제왕으로 세계를 지배하던 구글의 주가가 폭락하기에 이르렀다. 검색의 시대에서 대화의 시대로 옮아가는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2월 한 달 난 챗GPT를 제법 부지런히 써봤다. 아직 조금밖에 맛을 모르기는 하지만 엄청난 능력에 감탄했고 한편으로 명백한 한계와 어이없는 오류도 경험했다.


신문을 보면 어느 하루 챗GPT에 대한 기사가 빠지는 날이 없다. 이 면 저 면에서 챗GPT에 대한 기사가 넘쳐난다. 챗GPT에 열광하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조심스럽게 챗GPT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글도 있다. 또 드물게지만 챗GPT는 늑대와 소년의 우화에 나오는 늑대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하는 글도 있었다. 그냥 '수다'일 뿐이라는 거다. 


그러나 난 챗GPT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2021년까지의 정보만 학습하고 있어서 현재에 대해서는 도무지 깜깜이라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한계는 곧 극복되지 않겠는가. 어떤 스타트업은 직원들에게 아예 일주일 동안은 다른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챗GPT만 써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기사도 읽었다. 경영자가 얼마나 챗GPT를 심각하게 여기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어젯밤 나는 챗GPT에 빠져서 사정 없이 이런 저런 질문을 챗GPT에 던졌다. 챗GPT는 그런 내 질문에 군소리 없이 신속하게 답을 내놓아 나를 기쁘게 했다. 그렇게 질문을 마구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즐기고 있는 중에 갑자기 난감한 일에 맞닥뜨렸다. 아니, 이게 뭔가.


아마 몇 십 개의 문답을 주고 받은 후였던 듯하다. 남아공 최대 공항인 OR Tambo 공항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그 공항의 이름이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했던 남아공 지도자 Oliver Reginald Tambo(1917~1993)의 이름을 딴 것임을 알게 됐고 Oliver Reginald Tambo가 어떤 사람인지 챗GPT에 물어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참으로 친절하게 답을 내놓던 챗GPT가 갑자기 단호하고 퉁명스렇게 내뱉었다. 1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질문을 했으니 나중에 다시 하라고 말이다. 


대략난감이었다. 무제한 공짜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챗GPT는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24시간 언제 해도 답을 준다. 미국 낮 시간대에는 사용량이 많은지 접속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나머지 시간대에는 정말 신속하게 내 궁금증을 무엇이든지 풀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시간 동안 질문을 너무 많이 했으니 답을 못하겠다 해서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한두 시간 뒤에 질문을 하니 다시 이전처럼 답변을 제공해주어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챗GPT를 너무 부려먹어도 안 됨을 알았다. 월 20불짜리 유료로 이용하면 이런 제한은 없을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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