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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Apr 23. 2023

금빛수로

베니스인 줄 알았다

장기동은 전국에 세 군데 있다. 김포시 장기동,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이 그것이다. 그런데 김포시 장기동이야말로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빼어난 명소를 지니고 있다. 금빛수로가 그것이다. 이름부터 범상하지 않다. 예쁘다. 금빛물길이었다면 더 예뻤을까. 아니, 금빛수로가 더 부르기 편해 보인다.


우연히 찾아간 곳이었는데 그만 너무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기가 베니스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이 물길이 원래부터 있었는지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유유히 물길이 흐르고 수로엔 보트가 끊임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꽤나 널찍해서 오리 모양 보트끼리 부딪칠 위험도 없다. 수로 양쪽으로는 온갖 카페와 음식점 등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사람들이 즐겨 찾기 마련이다. 일산호수공원, 동탄호수공원, 수원 서호에 가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호수 주변을 거닐며 즐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규모가 여간 크지 않다. 그런데 금빛수로는 이들 호수공원과는 사뭇 풍경이 달랐다. 규모는 작지만 아담해서 친근감이 들었고 무엇보다 물을 즐길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탄 부부가 보트를 저으며 물길을 지나가는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경기도 김포시는 서울과 인천에 둘러싸여 있다. 고촌은 서울과 붙어 있고 하성면이나 월곶면은 북한과 인접해 있다. 김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 김포시 장기동에 금빛수로가 있다. 아파트 숲 가운데로 난 이 물길은 산책하기 그저 그만이다.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긴다. 주인을 따라 나선 크고 작은 개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경사도 0의 평지를 따라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굽이져 있어 심심하지 않다. 금빛수로는 김포의 보물이다. 그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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