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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y 11. 2023

플랜카드?

외래어도 표준이 있다

서울 금천구가 주민을 위해 좋은 행사를 하고 있다. 2023 움직이는 미술관은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거리나 야외 곳곳에서 전시함으로써 시민 누구나가 쉽게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구청이 이런 일까지 하는구나 하고 놀라게 되는데 신선한 발상이고 훌륭한 행정이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전시된 그림에 적힌 문구에 눈이 크게 떠졌다. 플랜카드 아트전이라 했는데 플랜카드가 생소한 말이어서다. 표준국어사전과 우리말샘을 찾아보니 플랜카드는 아예 없었고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있었는데 ''플래카드'의 비표준어'라 되어 있었다. 그렇다. 플래카드라 해야 할 것을 플랜카드라 쓴 거다. 


사실 플래카드의 변종은 플랜카드뿐이 아니다. 플랭카드, 플랑카드도 흔히 쓰이고 나이 든 사람들은 프랑카드나 심지어 뿌랑카드라고 하기도 한다. 변종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아무튼 영어 placard에는 n이나 ng가 없는데 왜 플카드 또는 플카드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언제 그런 습관이 생겨났을까.


개인들이야 플랜카드라 하든 플랑카드라 하든지 누가 뭐라겠나. 그러나 구청에서 내건 현수막이라면 무릇 표준어를 써야겠다. 외래어도 표준이 있다. 카드는 어색하다. 만일 온 국민이 플랜카드라고 한다면 관용으로서 인정되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엔 플랜카드라 할 이유가 없다. 좋은 행사에 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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