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몰이해하고 있나
한 법학자가 민법에 관해 책을 썼는데 거기에 필자의 책 '민법의 비문'을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옮겨 보면 이렇다.
'받어'를 '받아'로 고쳐야 한다는 김세중, 민법의 비문 162-163은 옳다. 하지만 관심과 현실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장황한 지적은 - 법제처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 민법이 가지는 위상과 입법에 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틀린 글자를 바로잡기 위하여 일일이 '민법전'을 건드리거나 국회를 동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자가 민법이 가지는 위상과 입법에 관해 몰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틀린 글자를 바로잡기 위하여 '민법전'을 건드리거나 국회를 동원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민법의 위상과 입법에 관해 필자가 몰이해하고 있는 것이 뭔가? 틀린 글자를 바로잡기 위해 국회를 통하지 않고 달리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있다면 모르겠으되 국회를 통해야만 틀린 글자를 고칠 수 있다면 오히려 로스쿨 교수인 그가 입법에 관해 몰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글에서 관심과 현실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한 것도 무슨 뜻인지 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받어'를 '받아'로 고쳐야 한다는 필자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은 다행이고 고맙지만 틀린 글자를 바로잡기 위해 민법전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국회를 동원할 수는 없다'고 했는데 국회를 거치지 않고 법률의 틀린 글자를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다. 필자가 알기로는 국회만이 법률의 틀린 글자를 고칠 수 있다. 법제처나 법무부가 오자를 바로잡을 권한이 있다면 왜 지금까지 안 고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