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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n 18. 2023

광화문의 슬픈 역사

1927년부터 1968년까지 광화문은 없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은 태조 이성계 시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그 후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고 흥선대원군이 1860년대 중반 경복궁을 중건할 때 새로 지어진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복궁의 상징과도 같았던 광화문은 일제가 우람한 조선총독부 건물을 경복궁 남쪽에 지으면서 헐리는 운명에 처해졌다. 완전 철거를 하려고 했으나 당시에 반대 여론이 하도 높아 일제는 광화문을 헌 뒤 경복궁 동쪽 담장으로 옮겼다고 한다. 1927년의 일이었다.


경복궁의 동쪽 담장에는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이 있다. 그럼 1927년부터는 경복궁 동쪽에 건춘문과 광화문 두 개의 문이 있었던 걸까. 잘 알지 못하겠다. 아마 그러했으리라 여겨진다. 동쪽에는 문이 두 개, 남쪽에는 문이 없어졌다. 광화문은 1927년에 그 자리에서 사라진 것이다. 경복궁 동쪽 담장에 옮겨 놓은 광화문은 그마저도 6.25 전쟁통에 석조물만 남고 목조 부분은 없어졌단다. 흉물스럽게 변했다.


1968년에 광화문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3월 15일 기공식을 하고 채 9개월도 안 돼 광화문이 완공되었다. 위치도 원래 광화문이 있던 자리에서 10여 미터 북동쪽에 중앙청 건물(옛 조선총독부)에 맞추어 세워졌다. 게다가 철근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졸속 복원이었다.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로 쓴 글씨였다. 위치, 재질, 현판 모두 원래의 광화문과는 딴판이었다. 


결국 2007년초에 이 불완전한 광화문은 헐렸다. 광화문 복원 공사가 시작됐고 8년만인 2015년에 광화문이 새 모습으로 나타났다. 위치도 원래 광화문이 있던 위치로, 재질도 최대한 원래대로, 현판도 19세기 경복궁 중건 책임자였던 무관 임태영의 글씨로 복원되었다. 


광화문은 1927년부터 1968년까지 41년간 그 자리에 없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는 복원 공사를 하느라 또한 없었다. 광화문은 굴곡이 심했던 이 나라 근현대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젠 좀 굳건히 복원된 모습을 지켰으면 좋겠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이라고 말은 하지만 우린 너무나 옛 자취가 빈약하다. 일제에 짓밟히고 동란에 시달리고...


유튜브 채널 <대한여지도>가 광화문 앞길의 역사를 찰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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