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에 왕송호수가 있다. 왕송호수는 왕송호, 왕송못으로도 불린다. 오봉산에서 발원하는 황구지천이 왕송호수로 흘러들었다가 다시 빠져나간 뒤 진위천과 만나고 안성천에 합해진 뒤 서해로 흘러간다. 일요일 오후 왕송호수를 찾았다. 거기 둘레길을 걸으러...
둘레길은 잘 정비가 돼 있었는데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5km는 돼 보이는 둘레길은 호숫가 길답게 경사가 전혀 없다. 자전거도 다니지 못하게 해서 편안한 맘으로 걷기에 그저 그만이다. 둘레길 북쪽에 왕송호수에 살고 있는 식물을 소개한 안내판이 있는데 이 호수 주위에 얼마나 많은 식물이 살고 있는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두 시간 가량 왕송호수 둘레길을 돌면서 참 많은 꽃을 보았는데 큼직하고 강렬한 색채의 무궁화꽃이 인상적이었다.
호수에는 물새들도 많았다. 간혹 잔잔한 호수가 갑자기 요동치며 물결이 출렁이곤 했다. 물고기였다. 고기도 꽤나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왕송호수는 거대한 생태공원이다. 과연 왕송호수 동쪽에 레솔레파크라는 자연학습공원이 있었다.
왕송호수에서 특징적인 것은 레일바이크가 호수 둘레를 다닌다는 것이다. 네 사람까지 탈 수 있는 바이크는 발을 굴려야 움직인다. 호수 경관도 즐기면서 적당한 운동도 되는 이 레일바이크를 타려고 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를 하나나 둘 안고 레일바이크의 페달을 젓는 부부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지난 봄 수원의 서호에 가보았지만 사람이 많아 어지러웠다. 더구나 자전거도 다닐 수 있었다. 왕송호수는 달랐다. 더 넓지만 사람이 적었고 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의왕역에서 멀지 않으니 교통도 편하고 근처에 철도박물관이 있어 들러봄직하다. 의왕시 남쪽 끝에 있는 왕송호수는 둘레길이 아주 일품이다. 평화롭기 그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