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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n 29. 2023

외국 언론도 엉터리

New Age-Counting Law?

한국 언론에서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대서특필하니 외국 언론도 앞다투어 보도했다. 타임, BBC,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할 거 없다. 한국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 한편으로 뿌듯하기도 하면서 보도 내용을 보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 내용을 ㅈ일보가 기사로 냈는데 기사를 읽어보면 포복절도하게 된다. 연 나이집 나이를 쓸 때는 같은 학급 친구들이 같은 나이였는데 이제부터 만 나이를 쓰게 되면 말하는 시점에 생일이 지난 학생은 생일이 지나지 않은 학생보다 한 살 많다. 말하는 날을 기준으로 한 학급의 학생들은 한 살 어린 사람과 한 살 많은 사람으로 나뉘게 된다. 그런데 월스트리저털은 마치 이제까지 같은 반 학생들 사이에서 형, 동생이 나뉘어져 문제가 많았던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한 학급 안에서 학생들의 나이 차이가 생기는 것은 이제까지 있었던 일이 아니다. 만 나이를 쓰면 이제부터 생길 일이다.


또 일부 한국인은 자신의 만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기업과 정부 기관이 만 나이 계산법을 알려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단다. '나이 계산기'가 나오기도 했단다. 어떤 일부 한국인이 자신의 만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건가. 만 나이를 굳이 계산까지 해야 하나. 나이 계산기란 어떤 건지 보고 싶다. 어이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는 오보나 다름없는데 이를 왜 한국 신문이 보도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조선일보 기사


타임지의 기사 제목도 못지않게 뜨악하다. 모든 한국사람들은 새로운 나이 계산 법률 덕분에 한 살 또는 두 살 젊어진다고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새로운 나이 계산 법률은 어떤 법률을 가리키나? 민법행정기본법 아닌가. 그런데 민법은 1958년 제정 때부터 나이 계산은 만으로 하라고 돼 있었다. 뭐가 새로운 나이 계산 법률이란 건가. 기사를 쓴 타임지 기자가 이런 속사정까진 몰라서 이렇게 제목을 내걸었겠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정부가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의 나팔을 높이 부니 언론이 장단을 맞춘다. 예리하게 그 허구를 지적하는 언론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거기에 드디어 외국 언론까지 가세했다. 가세하는 것까진 좋은데 제발 사실만을 보도했으면 좋겠다. 한 학급의 학생들 사이에 나이가 달라지는 것은 지금부터지 이제까지의 일이 아니었다. 또 새로운 나이 계산 법률도 사실이 아니다. 민법은 이제까지는 연 나이집 나이를 쓰게 돼 있었나.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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