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법조문에 말이 안 되는 표현이 많나
국어에 '증가하다'라는 동사가 있다. 국어사전에 이렇게 뜻풀이되어 있다.
증가-하다
양이나 수치가 늘다.
뜻풀이에서 보듯이 '증가하다'는 자동사이지 타동사가 아니다. 자동사이므로 목적어를 취할 수 없다. 그런데 상법 제523조는 다음과 같다.
즉 '그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증가하는 때에는 그 증가할 주식의 총수, 종류와 수'라 되어 있고 '총수를 증가하는'에서 '증가하는'에 목적어 '총수를'이 있다. '증가하다'는 자동사인데 왜 타동사로 쓰나.
'증가하다'는 '늘다'라는 뜻이지 '늘리다'라는 뜻이 아니다. '늘리다'라는 뜻을 나타내려면 '늘리다'를 쓰면 된다. 굳이 '증가하다'를 써야겠다면 '총수를 증가하는'이 아니라 '총수를 증가하게 하는'이라고 해야 한다.
이렇게 '증가하는'을 타동사로 잘못 쓰고 있는 조문은 제523조만이 아니다. 제530조의6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하긴 상법만 그런 것도 아니다. 모든 법률 위에 있는 대한민국헌법에서조차 '증가하다'를 타동사로 쓰고 있다.
'금액을 증가하거나'는 틀린 말이며 '금액을 늘리거나'라고 하든지 '금액을 증가하게 하거나'라고 해야 한다. 왜 이렇게 법조문에 말이 안 되는 표현이 수두룩한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