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국어사전
국어사전에 '원유값'이란 말은 없고 '원윳값'이 있다. 우리말샘에 '소에게서 짜내어 정제하지 아니한 우유의 값'이라 되어 있고 다음 한국어사전에도 역시 '소에게서 짜내어 정제하지 아니한 우유의 값'이라 되어 있다. 그러니 원윳값이라 써야지 원유값이라 쓰면 틀린다. 그런데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원윳값이라 쓰기가 꺼려졌을 것이다. 사전에만 그렇게 돼 있을 뿐 누가 그렇게 쓰나. 독자들이 당혹할 게 아닌가. 차마 그럴 수는 없어 고육지책으로 原乳값이라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큰 제목과 달리 작은 제목과 기사 본문에는 원유값이라 썼음을 발견했다. 그러니 제목에만 原乳값이라 쓴 이유가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원윳값이라 쓸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고 석유를 뜻하는 原油의 값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자로 原乳값이라 하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요컨대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자냐 한글이냐가 아니다. 국어사전에 '원윳값', '사룟값'이라 돼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할 뿐이다. 그리고 이 신문은 국어사전을 따르지 않았다. 신문사에서 국어사전에 '원윳값', '사룟값'이라 돼 있음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사전이 신문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신문에 문제가 있나, 사전에 문제가 있나. 과도한 사이시옷 남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