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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법을 몰라서 그래"

법이나 먼저 바로 해놓길 바란다

by 김세중

법무부장관이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좋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검사로서 피의자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지 말 것과 "니가 법을 몰라서 그래." 하는 식으로 국민을 무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과연 검사나 판사는 국민을 대할 때 그들은 법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인 것 같다. 자기들만 법을 알고 국민은 법을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다. 장관은 검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그 점을 각별히 주지시켰다고 본다.


그런데 이른바 검사, 판사와 같은 법조인들은 법을 잘 아나? 물론 일반인보다는 법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안다고 자부하는 법은 완전한가? 무결한가? 필자는 이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고 과연 법무장관은 우리나라 법률이 안고 있는 숱한 결함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수백 개의 예를 들 수 있지만 여기서는 한 예만 들어 보인다.


형사소송법

제306조(공판절차의 정지)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 면소, 형의 면제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것으로 명백한 때에는 제1항, 제2항의 사유있는 경우에도 피고인의 출정없이 재판할 수 있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문장인가.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 면소, 형의 면제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것으로 명백한 때에는'이라는 게 맨정신으로 쓸 수 있는 문장인가. 그런데 온 국민에게 적용되는 형사소송법이 69년째 이렇게 돼 있다. 이런 것도 바로잡지 않으면서 국민을 향해 "니가 법을 몰라서 그래." 할 수 있나? 이런 엉터리 법을 가지고 '우리는 법을 알아' 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법조인들이 어이없다. 이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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