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이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훈시를 통해 피의자들을 대하면서 "아, 그건 니가 법을 몰라서 그래"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흔히 검사들이 저지르기 쉬운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에는 공감하면서 박수를 보내지만 필자로선 "아, 그건 니가 법을 몰라서 그래."라는 법무장관의 말이 여간 의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검사는 피의자에게 반말을 하는 게 당연한가? 검사에게 피의자는 그저 '니'인가. '니'는 친한 사이거나 아랫사람이 아니면 쓸 수 없는 말이다. 검사 앞에 불려온 사람들이 온통 죄 지은 사람들이기에 검사 입에서 저절로 '니'가 튀어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물론 필자는 검사가 돼 보지 않아서 검사의 입장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지 모른다. 온갖 잡범들과 부딪치면서 범죄자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할 마음이 생기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막 임관하는 검사들에게 '검사는 피의자에게 반말하는 거야' 하는 의식을 심어주지는 않았을까 싶어 우려를 금치 못한다.
더구나 장관이라면 공식적인 행사에서 자신이 하는 말이 방송으로, 유튜브로 대중에게 퍼져나갈 거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지 않았을까. 그걸 알면서도 검사가 피의자에게 반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을까. 너무나 당연해서? 설령 검찰 조사실에서는 검사가 피의자에게 반말하고 다그치는 게 현실일지 몰라도 온 국민이 보고 듣는 공개적인 자리에서라면 '검사는 피의자도 존중한다'는 척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법무부는 인권 보호를 중요시하고 있고 그래서 조직 중에 인권국까지 있다. 그러나 과연 국민의 인권이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지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법조인들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피의자의 인권도 존중돼야 한다. 피의자는 검사로부터 반말을 듣는 것이 당연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이 이상에 치우친 것이고 너무 현실을 모르는 거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식이어서는 인권은 말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