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의 오류는 고쳐야 마땅하다
한 신문의 제목이 아주 신선하다. '맥주.막걸리 값 올리는 '물가연동제' 폐지'라는 제목이 그렇다. 늘 신문의 기사 제목에서 채솟값, 원윳값, 우윳값 따위를 보다가 막걸리 값을 보니 반갑고 신통하기까지 하다. 물건에 '값'을 붙이면 그건 두 개의 명사지 한 명사가 아니다. 그리고 사이시옷은 한 명사 안에 들어가지 두 명사 사이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솟값, 원윳값 등을 늘 신문에서 봐왔는데 막걸리 값을 보니 이제야 제대로 되는구나 싶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있다. 순서를 바꾸어 '막걸리.맥주 값'이라 했어도 여전히 '맥주'와 '값'을 띄어썼을까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국어사전에 '맥줏값'이 단어로 올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막걸리.맥줏값'이라 하지 않았을까 슬그머니 걱정이 든다. 물건에 '값'이 붙은 말은 두 단어지 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국어사전에 올라서는 안 된다. 사전은 단어만 올리게 돼 있으니 말이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맥줏값, 채솟값, 과잣값 따위는 아무 생각 없이 사전을 만든 결과다. 맥줏값, 채솟값, 과잣값에 영향을 받아 막걸릿값이라 하지 않고 막걸리 값이라 제목을 단 신문에 지지와 갈채를 보낸다. 다음에는 맥줏값, 채솟값, 과잣값도 맥주 값, 채소 값, 과자 값이라 하는 걸 보고 싶다. 사전이 만능이고 지고지선이 아니다.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사전에 있는 오류는 고쳐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