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ry가 왜 쿼리?
외래어는 참으로 예측불가한 것 같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Excel을 한글로 적을 때는 누구나 엑셀이라 한다. 그런데 Access를 한글로 적은 걸 보면 엑세스도 있고 액세스도 있다. 원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액세스라 해야 하건만 엑세스라고 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 아마 엑셀에 영향을 받아 Access도 엑세스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자료를 다루면서 Excel로만은 안 되겠다 싶어 Access를 배워 보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놀라운 일을 접했다. query라는 용어가 나온다. 이걸 한글로 적은 걸 보면 십중팔구가 쿼리이고 퀘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신문 검색을 해 보면 거의 10대 1의 빈도로 쿼리가 압도적이다. 그런데 query의 영어 발음이 어떤가? [kweri] 아니면 [kwiri] 아닌가. 그렇다면 이는 퀘리거나 퀴리여야지 쿼리일 수 없다. 그런데 왜 퀘리나 퀴리는 잘 쓰이지 않고 온통 쿼리인가.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query?pronunciation&lang=en_us&dir=q&file=query002
대중의 변덕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규칙은 온데 간데 없고 그때 그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모양새다. 어차피 외래어는 원어와 얼마큼은 달라지게 돼 있으니 query를 퀘리가 아닌 쿼리라 적은들 무슨 상관이랴 싶지만 그래도 이런 일탈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국어사전은 퀘리나 쿼리는 표제어로 올리고 있지 않는데 '쿼리실행계획'이란 말은 이미 올라 있다. '퀘리실행계획'이 아니라 '쿼리실행계획'이라 돼 있다. 이미 국어에서 쿼리로 굳어졌다고 보아 그렇게 했겠지만 좀 뜨악해 보인다.
query는 '질문, 조회'라는 뜻이다. query가 왜 퀘리 또는 퀴리가 아닌 쿼리로 널리 쓰이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data를 적을 때는 데이터라 적으면서 인강의 강사들이 한결같이 데이타라 발음하는 걸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는데 query가 쿼리로 굳어진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렇다.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