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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값?

불합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by 김세중

를 경매하지 솟값을 경매한다니 뜨악하다. 그러나 '솟값'이 먼저 눈에 띈다. 소의 가격이라는 뜻인데 한 단어처럼 만들어 의아하다. 그러나 신문 탓을 할 수만도 없다. 국어사전에 '솟값'이 표제어로 올라 있기 때문이다. 뜻은 겨우 '소를 사고팔 때의 값'이다. 굳이 뜻풀이가 필요 없는데 뜻풀이를 했다.


세상은 달라져서 소 경매장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경매가 이루어진다. 아직 적응 못한 농장주는 어색해 하지만 벌써 익숙해진 이들은 너무 편하다고 반긴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도 스마트폰으로 하는 세상인데 경매라고 스마트폰으로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바뀌지 않는 어문규범과 국어사전이다. 사고파는 물건에는 ''이 다 붙을 수 있고 그런 물건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그런 물건 중에 일부를 올려 놓았다. '솟값'은 올라 있고 '돼짓값', '닭값'은 없다. 오르지 말아야 할 말이 오르는 바람에 빚어진 불균형이다.


'솟값'을 표제어로 올려 놓은 국어사전을 이해할 수 없다. 냉큼 사이시옷까지 붙였다. '당근값', '라면값'이 올라 있는가 하면 심지어 '마스크값', '샴푸값'까지 올라 있다. 이런 불합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c.png 소 경매가 스마트폰 앱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c2.png '솟값'은 단어가 아닌데 사전에 올라 있고 '극솟값'은 단어겠지만 사이시옷이 붙어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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