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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값'인가 '상춧값'인가?

답은 명쾌하다

by 김세중

한 신문에 '‘상추 값’인가 ‘상춧값’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늘 관심을 가지던 문제라 눈이 번쩍 뜨여 무슨 내용인가 싶어 얼른 읽어 내려갔다. 다 읽고 나서 허탈감을 가눌 수 없었다. '진퇴양난'이라며 '어쭙잖은 번뇌'가 밤처럼 깊어진다고 했다.


글쓴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값'이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가격’, ‘대금’, ‘비용’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돼 있으며 보기로 '기름값, 물값, 물건값'을 들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일부 명사'라는 말에 문제 있다. '일부 명사'란 어떤 명사인지 밝히지 않고 있는데 시장에서 팔리는 물건에는 죄다 ''이 붙을 수 있다. 값이 매겨질 수 있는 모든 물건에 ''이 붙을 수 있으니 '일부'는 어폐 있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들고 있는 '기름값', '물값', '물건값'도 뜨악하다. 세상에 '물건값'이 단어라니! '물건값'은 단어가 아니고 구다. '물건 값'이다. '물건값'이 단어면 '상품값', '용품값', '부품값'도 단어인가? 터무니없는 일이다. ''은 '일부 명사' 뒤가 아니라 '값이 매겨질 수 있는 모든 명사' 뒤에 붙을 수 있고, 중요한 것은 ''이 붙으면 두 명사지 한 명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추 값'인가 '상춧값'인가' 하고 질문을 던졌으면 답을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답 없이 번뇌가 깊어진다고만 했다. '상추 값'이지 '상추값'도 '상춧값'도 아니다. 번뇌할 일이 아니다. 답은 명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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