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를 만끽하지만 품질은 예전만 못하다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가끔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가 이제 다시 단체비자를 발급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런데 의아하다. 단체비자는 중국 정부가 발급하나 한국 정부가 발급하나. 요컨대 비자는 다른 말로 입국사증으로 여행자가 속한 국가에서 발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방문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발급하는 것이다. 입국해도 좋다는 뜻의 입국 허가 증명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니 무슨 말인지 뜨악하다.
나라마다 제도가 다르니 중국 정부가 자국민으로 하여금 한국에 단체 여행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나라에 갈 수 있다고 허가하는 것을 비자 발급이라 하나? 한국도 물론 자국민이 어떤 몇몇 나라에 가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갖고 있다.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몇 개의 부류로 나라를 나누어 놓았다. '여행 금지', '출국 권고', '여행 자제', '여행 유의' 등으로 단계별 분류를 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 2023년 8월 10일 현재 여행 금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예맨, 소말리아, 리비아, 이라크, 시리아, 수단, 우크라이나 등이다. (이들 나라도 한국인이 가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 나라에서 받아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다만 귀국해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은 대한민국과 달리 자국민이 특정 외국에 갈 때 허가증을 발급해주는 모양이다. 그것이 있어야만 특정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걸 비자라고 하는 것이 옳을까. 출국 허가증 정도가 온당할 것이다. 매체가 너무나 많아지니 기사의 질이 떨어짐을 느낀다. 언론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으나 언론의 품질은 예전만 못하다. 양적으로는 크게 팽창하였으나 질적으로는 자꾸만 후퇴하는 듯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