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컴퓨터를 켜서 웹브라우저를 띄우자마자 바로 온갖 뉴스가 컴퓨터 화면에 뜬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뉴스를 제공한다. 수많은 언론사의 기사 중에서 골라서 컴퓨터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언론사에서 작성한 것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제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달기도 하는 모양이다. 오늘 어처구니없는 기사를 보았다.
대구-광주를 잇는 달빛고속도로 건설 특별법이 발의됐다는 제목이 떴다. 의아했다. 대구-광주 사이에는 이미 고속도로가 있지 않은가. 88고속도로 말이다. 그런데 또 고속도로를 놓는다고? 있는데 왜 또 놓지? 기사 본문을 읽어 보니 고속도로가 아니라 고속철도였다. 그러면 그렇지...
그래서 이 기사가 실린 언론사(아시아경제)의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제목이 어떤지 보았다. 거기에는 '달빛고속철'이라 제목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사를 가져다 실으면서 제목을 엉뚱하게 붙인 것이다. '고속철'이나 '고속철도'라 해야 할 것을 '고속도로'라 한 것이다. 황당한 실수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회사가 언제부턴지 언론사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뉴스를 제공하니 언론사 아닌가. 그런데 구실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닌가. 막강한 영향력을 이토록 허술하게 사용해서야 되겠는가. 돈은 엄청나게 벌어들일 거면서 서비스는 엉망이다. 도대체 상도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대로 못할 거면 아예 뉴스를 보여주지 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