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얼마 전 하와이 마우이섬에 산불이 나 작은 도시 하나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불이 얼마나 빨리 날아다니는지 피해볼 틈도 없이 주민들이 당했다고 한다. 바다에 시신이 둥둥 뜨고... 산불의 기세가 얼마나 맹렬한지 도무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무튼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모로코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오랜 유적을 간직한 마라케시가 강타 당하고 마라케시 남쪽 산악지대 많은 촌락이 파괴됐다. 사망자가 3천 명에 육박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마어마한 재난이 닥친 거다. 그런데 모로코 정부는 국제사회가 뻗치는 구호와 지원의 손길에 대해 소극적이라 해서 뜨악했다. 알고 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과거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엉뚱하고 쓸데없는 걸 지원해온 경우가 많아 폐기하느라 오히려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국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는데 국민들은 무엇에 기대나.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것 같다.
모로코의 지진 소식이 있고 얼마나 지났나. 바로 리비아에서 대홍수가 나서 수천 명이 죽고 만 명 이상이 실종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점점 갈수록 규모가 더 커진다. 이젠 일이백 명 정도 사망하는 사고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할 정도다. 도대체 리비아에 무슨 일이 있었나. 폭풍우로 갑자기 하천이 넘치고 급기야 댐이 붕괴되면서 엄청난 수마가 도시를 삼켜 버린 모양이다.
리비아는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 중에서 한국과 인연이 깊은 나라다 싶다. 대우가 한창 잘 나갈 때 김우중 회장이 카다피와 깊은 교분을 맺고 리비아에서 많은 공사를 한 줄 안다. 최원석 회장이 이끄는 동아건설은 리비아 사막 땅속에 대수로를 내는 공사를 맡아서 완수했다. 현대건설의 김윤규 사장은 전무 때인 1989년 직원들과 리비아에 출장 갔다가 대한항공 803편이 트리폴리공항 착륙 직전 추락하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 그때 많은 사람이 죽었다.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지금 리비아에 한국대사관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리비아는 여행 금지 국가이다. 외교부 허가를 받아야 갈 수 있다. 정정이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정부가 둘인 나라도 있다니! 동부 지역을 지배하는 별도의 정부가 있다고 한다. 리비아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고 한국 기업이 그곳에서 크게 기여했던 나라다. 이번 대홍수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친구가 어려울 땐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