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뉴스로 접하노라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왜 인간은 이리도 미워하고 증오하나. 분쟁의 뿌리가 여간 깊은 게 아니어서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하면 이 야만적인 서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게 할지 지혜를 모아야지 않겠나.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전례가 없던 것이라 한다. 미사일을 비 오듯 퍼붓는가 하면 이스라엘 땅으로 쳐들어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이고 많은 사람들을 가자 지구로 납치해 가서 인질로 삼고 있다. 팔레스타인들에 의한 대규모 공격이다. 물론 팔레스타인측도 할 말이 있었다. 이스라엘측이 그동안 팔레스타인을 공격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들을 들며 정당한 행위임을 주장했다.
이스라엘 남부 레임(Re'im) 키부츠 부근의 사막에서 유대인 명절인 초막절의 음악 축제 행사에 무장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쳐들어 왔다. 이스라엘 사람 수백 명이 죽었고 많은 사람들이 끌려갔다. 축제는 지옥으로 변해 버렸다. 즐겁고 흥에 넘친 행사장이 삽시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만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 지구에서만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란다. 이스라엘 북쪽의 헤즈볼라도 공세를 시작했단다. 그러니 이스라엘로서는 남쪽과 북쪽에서 다 전쟁을 치르게 됐다. 이란이 팔레스타인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되면 이란과 미국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 벌써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가 이스라엘 앞바다에 왔다.
한국도 이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 10월 9일 인천에서 텔아비브로 향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957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사망자나 부상자 중에는 한국인이 없나 모르겠다.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여행특별주의보를 내렸다. 2단계 여행자제에서 위험 수위를 높였다.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 보도를 접하며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유대인의 추수 경축절'이라 뜻풀이되어 있었다. '경축절'이 조금 생소하게 느껴져 이 사전에서 '경축절'을 넣어 보니 없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없고 우리말샘에도 없었다. 사전의 뜻풀이에 그 사전에 없는 말이 쓰이다니 말이 안 된다. 사실은 경축절에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초막절이라는 말이 대체 어떻게 해서 생긴 말일까가 궁금했눈대 그 답을 아직 얻지 못했다. 일본어 사전에서도 중국어 사전에서도 草幕節은 찾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초막절은 대체 어떻게 해서 생긴 말일까.
이런 말에 대한 관심은 사실 사소하고 한가하고 이스라엘 땅에 평화가 언제 정착될지가 실은 중요하다. 종교가 다르니 이리도 험악한 걸까. 당최 알 수가 없다. 안타깝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