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법은 좀 솔직할 수 없나

'제시카법'은 과연 탄생할까

by 김세중

법무부가 10월 26일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또 하나의 법률이 탄생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국무회의도 통과해야 하고 무엇보다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법률로서 성립된다. 이제 출발일 뿐이고 이 법률이 제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벌써 일간신문에는 이 법률안의 위헌 가능성을 우려하는 글이 실렸다. 한국 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연구위원이 그런 글을 썼다.


이 법률안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러니까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일정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일종의 구금에 해당한다. 형을 마치고 사회에 나왔지만 고위험 성범죄자니까 거주지를 제한한다는 것이고 이렇게 해야만 일반 국민이 안심하고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고육지책이겠다 싶다. 더구나 외국에 유사 사례가 있기도 하다. 일명 '제시카법'이라는 법률이 미국에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읽어 보면 뜨악한 조문이 있다. 제1조와 제3조가 그렇다.


제1조(목적) 이 법은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ㆍ지정하는 조치를 통해 재범을 방지하고, 이들의 사회 복귀를 촉진함으로써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국가 등의 책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새로운 법률안의 핵심이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즉 구금인데 '이들의 사회 복귀를 촉진함으로써'라는 표현이 쓰였다. 그들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것이 사회 복귀를 촉진하는 것인가? 빛 좋은 개살구 아닌가. 근신을 강제하면 사회 복귀가 촉진되나? 아무리 연결시켜 보려 해도 도저히 잘 연결이 안 된다. 법은 좀 솔직할 필요가 있다. 제1조 법의 목적에서 '이들의 사회 복귀를 촉진함으로써'는 뜨악하다. 없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국판 '제시카법'은 과연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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