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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밭

이번 책은 뒤표지를 활용할 참이다

낡은 법조문 이제는 바꿔야

by 김세중

작년에 낸 <민법의 비문>은 참패했다. 일부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시장의 반응이 없었다.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판이 다 팔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여러 가지 실패 요인이 있었다.


우선 제목부터 잘못 골랐다. <민법의 비문>이면 세상을 놀라게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비문'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쓴 것부터 실책이고 오산이었다. '비문' 자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 관심을 끌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이번엔 제목부터 쉽고 친근한 걸로 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거의 마음을 굳혀 간다.


그리고 책의 뒤표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민법의 비문>에서는 뒤표지를 휑하게 비워 뒀다.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다. 이번엔 달리하려고 한다. 뒤표지에 이 책을 추천하는 지인들의 짧은 글을 싣기로 했다. 세대를 망라해야겠다 싶어 8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 법조문은 국민이 알기 쉽게 씌어야 함을 온 계층이 열망한다는 것을 뒤표지에서 보여줄 생각이다.


어떤 분들이 좋을까 궁리 끝에 열 분 정도 명단을 뽑은 뒤 연락을 취해 나갔다. 어제는 최고령인 87세의 노(老)국어학자께 연락을 드렸다. 오랜만에 통화했는데 흔쾌히 만나자 하셨다. 목요일에 찾아뵙기로 했다. 오늘은 70대 중반의 변호사와 통화했고 곧 만나기로 했다.


원로분들 섭외는 잘 돼 가는데 20대, 30대, 40대는 아직 인물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낡은 법조문을 알기 쉽게 바로잡는 것은 바로 그들을 위한 것이다.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에 출생한 이들이 1950년대에 만들어진 낡고 오류투성이인 법조문을 익히고 사용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담고 싶다. 낡은 법조문, 이제는 바꿔야 한다. 말이 안 되는 문장, 국어에 없는 단어가 법조문에 숱하게 들어 있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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