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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Dec 06. 2023

갈팡질팡

사이시옷 혼란

일전에 모 신문이 회수, 황토길이라고 써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언론에서 채솟값, 휘발윳값처럼 사이시옷을 무차별 남발하는 것에 현기증과 절망감을 느끼다가 회수, 황토길을 보니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었다. 붙이지 말아야 할 데는 사이시옷을 쓰고 정작 써야 할 자리에는 안 쓰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 바로 같은 신문에서 헛점이라고 쓴 걸 보고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회수, 황토길은 뭐고 헛점은 뭔가. 횟수, 황톳길이라 써야 할 걸 회수, 황토길이라 쓰면서 허점이라 써야 할 걸 왜 헛점이라 쓰느냐 말이다. 



사이시옷은 필요할 때 써야 한다. 필요할 때란 사이시옷 넣은 게 눈에 익은 경우를 말한다. 숫자, 시냇물, 밧줄, 젓가락 같은 말이 우리 눈에 익다. 이런 말을 수자, 시내물, 바줄, 저가락이라 써서야 되겠는가. 필요하지 않을 때란 개과, 소과, 소나무과, 최대값, 극소값, 하교길 같은 말이다. 이런 말을 갯과, 솟과, 소나뭇과, 최댓값, 극솟값, 하굣길이라 써서야 되겠는가. 국어는 우리말이다. 우리말을 낯선 말처럼 만들어선 안 된다. 왜 그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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