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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Dec 10. 2023

그것이 알고 싶다

밀런에 버려진 여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흥미 있게 보았다. 1988년 2월 14일 미국 조지아주 한 시골의 도로 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가방 속에는 20대 여성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누군지 알기 어려웠지만 아시아계임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신원은 35년이 지난 2023년에서야 밝혀졌다. DNA 조사 결과 한국인 여성 김정은 씨였다. 당시 26세.


조지아주의 법은 살인죄에 공소시효가 없단다. 지금 범인을 잡기 위한 수사가 한창이다. 무려 35년이나 지났는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한국의 언론사(SBS)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지아주의 경찰당국도 범인 검거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아마 범인이 잡힐지도 모르겠다. 만일 당시에 범인이 30세였다면 지금은 65세일 것이다. 살아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범인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대략 두 사람 중 하나일 것으로 보는 듯하다. 김정은 씨는 기이하게도 죽기 전 두 남자와 같은 집에서 살았다. 한 사람은 그 지역 시골 시장의 아들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근처 군부대에 근무하던 군인이었다. 시장의 아들은 심신 장애 있는 이였고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했는데 김정은 씨가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경제적 지원을 받고 말이다. 군인과도 같은 집에서 살았는데 결혼 말이 나올 정도로 가까웠다고 한다. 김정은 씨가 죽은 뒤 그 군인은 행적을 감추었다 한다. 그럼 대강 그림이 나올 만하지 않을까. 물론 성급한 추정은 금물이겠다.


평택에 살았던 김정은 씨. 20대초에 미군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몇 년 안 돼 이혼했단다. 그녀가 처했을 상황이 짐작된다. 이혼하고 변변한 직장도 없고 영어도 능숙하지 못했을 그녀가 놓인 처지는 상상이 간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죽임을 당했고 담요에 말려서 가방에 넣어진 채 버려졌다. 어디 김정은 씨뿐일까.


장기 미제 사건을 영어로 cold case라 한단다. 김정은 씨는 오랜 동안 Millen Jane Doe였다. Jane Doe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실종 여인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이제 Jane Doe에서 이름 Chong Un Kim을 찾았다. 남은 일은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부디 조지아주 수사당국이 범인을 잡기 바란다. 김정은 씨의 죽음을 파헤치기 바란다. 한 cold case가 해결되었으면...


시신이 버려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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