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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과 '우윳값'의 차이가 뭔가

구(句)를 왜 사전에 올리나

by 김세중

한 신문의 기사에 '차값'이라는 표기도 있고 '우윳값'이라는 표기도 있었다. 다음과 같다.


c.png 왜 '차값'에는 사이시옷이 없고 '우윳값'에는 사이시옷이 있나?


'차값'에는 사이시옷이 없고 '우윳값'에는 사이시옷이 있다. 둘 다 '~의 값'이라는 뜻인데 왜 ''에는 사이시옷이 없고 '우유'에는 사이시옷이 있나? 그 이유가 무엇인가? 이걸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 편집국장한테 물어볼 수는 없을 테고 편집 담당자나 교열 책임자에게 물어봐야 할 거 같은데 연락 방법을 모르겠다.


실은 신문사에 물어보기에 앞서 국어사전을 펴내는 곳에 물어봐야 맞다. 왜냐하면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c1.png '찻값'은 단어인가 구인가. 구라면 왜 사전에 올라 있나.
c2.png '우윳값'은 단어인가 구인가. 구 아닌가!

국어사전은 '찻값', '우윳값'에 모두 사이시옷을 붙여 놓았다. 그러니까 신문사에 물어봐야 할 것은 왜 '차값'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았는지이다. '우윳값'은 국어사전을 따랐으면서 왜 '차값'은 사전을 따르지 않았는지말이다. 무슨 답을 내놓을지 모겠지만 그저 별 생각 없이 그러지 않았겠나 싶다.


사실 근본적인 의문은 왜 국어사전이 '찻값', '우윳값'을 국어사전 표제어로 올려 놓았느냐이다. 국어사전은 '우윳값'을 '우유의 가격'이라 뜻풀이해 놓았다. 그럼 왜 '우유가격'은 국어사전에 왜 표제어로 올리지 않나? '우윳값'과 '우유가격'이 뭐가 다르기에 '우윳값'은 표제어로 올리고 '우유가격'은 사전 표제어로 안 올리나?


'우윳값'은 단어가 아니다. 두 단어의 연결인 구(句)이다. 구는 사전 표제어가 될 수 없다. 구를 사전 표제어로 올리기 시작하면 사전은 수백 만, 수천 만, 아니 그 이상의 표제어로 넘칠 것이다. 그건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우윳값'이 아니라 '우유 값'이고 따라서 사전에 오를 이유가 없다. '우유 가격'이 사전에 올라 있지 않듯이 말이다.


오르지 않아야 할 '우유값'을 올린 뒤 떡하니 사이시옷을 넣어 '우윳값'이라 했다. 미친 짓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국어사전이 미쳤다. 난 그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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