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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

자화자찬은 거북하다

by 김세중


제주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란다. '제주도 강정에 있는 민군복합형의 관광미항'이라는 뜻이겠다. 다 좋다. 그런데 관광미항이란 말이 눈길을 끈다. 관광미항에서 미항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경관이 아름다운 항구'이라 뜻풀이되어 있다.


어렸을 적 지리 시간에 호주의 시드니, 이탈리아의 나폴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세계 3대 미항이란 말은 익히 들었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더불어 도시경관 또한 남다른 데가 있을 것이다. 그런 항구도시를 미항이라 하는 데는 이견이 없는 줄 안다.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강정관광에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제주강정관광항이면 안 되나. 꼭 제주강정관광미항이어야 하나. 미항인지 아닌지는 외부인이 판단할 일이다. 스스로 미항이라 규정하니 뜨악하다. 말만 미항일 뿐 정말 미항이라 할만한지 의문이 슬며시 든다. 더구나 군사기지와 함께 있는데...


제주도에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 참으로 많고도 많지만 강정항 부근은 의외로 밋밋하지 않나. 해안 절벽이 있는 외돌개도 동쪽으로 꽤 떨어져 있고 주상절리나 천제연폭포가 있는 중문단지도 강정항에선 상당히 멀다. 그럼 '대체 강정항이 왜 미항이지' 하는 의문이 든다. 명칭 인플레가 심해 보인다. 좀 자중하면 안 될까.


c.png '미'항이 왠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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