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하는데 내 적응은 더디다
인감증명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인감증명도 용도가 여럿이다. 일반용이 있고 부동산 매도용, 자동차 매도용 등으로 갈린다. 어떻은 주민센터로 갔다. 옛날 생각만 하고 인감도장을 들고 갔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다. 내 번호가 불리길래 창구로 가서 주민등록증을 건네주며 인감증명을 떼어달라 했다. 기계에 엄지손가락을 대라 하더니 곧 떼어주었다. 도장이 필요없냐며 가져온 도장을 내보이니 직원이 미소지었다. 필요없단다. 인감도장은 본인 확인을 위한 건데 지문으로 본인 확인이 됐으니 필요없다는 것이었다.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난 왜 옛날 생각만 하고 사나.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돌아가고 있는지를 살피지도 못하나. 그럼 이제 인감도장은 필요 없게 된 건가.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나. 세상은 부지런히 변하고 있다. 내 적응이 더딜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