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세상이 도래했다
오늘로 새 폰 갤럭시 S24를 받은 지 사흘째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폰을 많이도 바꿔 보았지만 막 출시된 모델을 바로 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폰은 AI폰이라지 않는가! 사실 S22나 S24나 그리 큰 차이는 아닐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거 말곤 대동소이하지 않겠나 말이다.
하지만 마치 완전히 새로운 폰을 구입한 듯이 폰의 기능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설정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침 유튜브에 "받자마자 이것부터 끄세요. 31가지 필수 설정"이라는 꽤 선정적인 제목의 20여분짜리 영상이 올라 있길래 그걸 보았다. 잘 이해가 안 되면 설정에 들어가서 만져보고 다시 유튜브로 돌아와 영상을 이어서 보는 식으로 하니 20분짜리를 보는 데 1시간이 더 걸렸다. 그렇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기능이 설정에 들어 있어서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해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전체적인 윤곽은 어느 정도 감 잡을 수 있었다.
새로 산 폰에서 궁금한 게 있었다. 갤럭시의 인공지능 비서인 빅스비 기능을 어떻게 쓰는지 말이다. 빅스비를 불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버튼을 눌러야 하나. 설정을 공부하면서 설정 안의 <유용한 기능>에 <빅스비>가 들어 있음을 알았다. 빅스비를 호출할 때 <하이 빅스비!> 하거나 그냥 <빅스비!> 할 수 있었는데 기본으로 <하이 빅스비>로 설정돼 있는 걸 <빅스비>로 바꿨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주택가 조용한 길에서 <빅스비!> 하고 부르니 바로 녹음 버튼이 보였다. 이제 말로 명령만 하면 되는 것이다.
"2 더하기 3은?" 하니 "2 더하기 3은 5입니다." 했다. 좀 더 어렵게 "22 곱하기 27은 뭐야?" 하니 바로 "22 곱하기 27은 594입니다." 하고 즉각 답했다. 오늘 해가 몇 시에 지느냐 하니 "오늘 일몰 시간은 오후 5시 00분입니다." 하질 않나 "올해 2월은 며칠까지 있어?" 하니 "올해 2월은 29일까지 있습니다." 했다. "우리나라 사람은 평균수명은 몇 살이야?" 하니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 79.7세, 여성 85.7세입니다." 했다. 도무지 막힘이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좀 곤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남자는 몇 살에 결혼하는 게 좋아?" 하니 "답변하기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곤란한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 답하기로 훈련을 받은 듯했다. 때로는 말로 설명하기 장황한 내용은 바로 화면에 구글 검색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이쯤 되면 빅스비는 여간 유능한 비서가 아니다 싶다. 비서뿐 아니라 제법 괜찮은 말동무도 된다 싶다.
한동안 챗gpt, 바드에 경탄하며 그것들에 빠져 있었는데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스마트폰에는 그냥 말로 명령해도 소리로 답해주는 비서가 있으니 빅스비가 그것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인공지능 세상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