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밭

Facts First?

북한이 유럽 48개국과 수교하고 있다니!

by 김세중

최근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했다. 쿠바의 형제국인 북한이 이를 알면 강력히 방해할 테니까 양국은 극도의 보안 속에 수교하기로 합의하고 수교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관한 한 신문 기사를 읽었는데 의아한 대목이 있었다. 북한이 현재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다는 게 과연 사실일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북한이 유럽의 어떤 나라들과 수교하고 있기에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다고 썼을까.


기자가 말하는 유럽 48개국은 어떤 나라들일까. 이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먼저 유럽에는 몇 개 나라가 있을까. 이 질문에는 답이 하나만 있진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어디서 어디까지가 유럽인지에 대해 논란이 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 폴란드 등이 유럽 국가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튀르키예가 유럽 국가냐 아니냐, 키프로스는 어떠냐, 코소보는 유럽 국가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던진다면 답이 간단치 않다. 더욱이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에 대해서 묻는다면 논란은 더 커진다.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은 유럽 국가인가 아닌가.


논란이 되지 않는 나라들이야 당연히 유럽에 포함하고 튀르키예, 키프로스, 코소보,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까지 죄다 유럽 국가로 간주할 때 비로소 유럽은 48개 국가다. 여기에는 바티칸도 물론 포함된다. 그렇다면 북한이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다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유럽의 모든 나라들과 북한이 수교를 맺고 있단 말인가. 이런 의문이 들기 때문에 북한이 현재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다고 한 기사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이 바티칸과도 수교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의심스럽다. 그뿐이 아니다. 프랑스도 북한과 수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북한이 현재 유럽 48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다는 것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들고 기사를 신뢰해야 할지 의문을 느끼게 한다. 이 신문의 앱을 켜면 Facts First라는 문구가 뜬다. 말 그대로 Facts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c.jpg 어떤 자료에 근거해서 이렇게 썼을까


* 유럽 48, 아프리카 46, 아시아 25, 미주 24, 중동 16을 더하면 159다. 152가 아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웬수와 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