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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썼더라면

성공적 개최를 지원?

by 김세중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이라는 법률이 있다. 약칭 국제경기대회법이다. 2012년에 제정된 법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경기대회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법의 제1조는 다음과 같다.


(1)

제1조(목적) 이 법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대회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여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함으로써 국민체육을 진흥하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조의 표현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낀다. '성공적 개최를 지원함으로써' 때문이다. 이 법은 대회의 유치부터 유치 후의 준비 그리고 대회 기간 중에 필요한 각종 지원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대회 개최가 성공적이냐 아니냐는 지나봐야 아는 것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모른다. 대회가 열리는 중에도 판단하기 이르다. 그런데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고 했다. 뭔가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다음 (2)처럼 표현했더라면 의문은 사라지지 않을까.


(2)

제1조(목적) 이 법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대회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여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국민체육을 진흥하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아니면 아예 '성공적'을 빼고 (3)처럼 표현했더라도 의문은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3)

제1조(목적) 이 법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대회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여 대회의 개최를 지원함으로써 국민체육을 진흥하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법조문은 아무런 의문이 느껴지지 않게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경기대회법 제1조에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함으로써'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아 보인다.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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