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전철 타고 연천 가기

노동당사에 가보니

by 김세중

한동안 자전거를 참 즐겼다. 보름 동안 해안 따라 전국일주를 하고 돌아오는가 하면 제주도도 2박 3일로 일주, 흑산도, 백령도, 울릉도도 자전거로 일주했다. 그러나 요즘은 시들하다. 자전거보다는 걷는 데 더 푹 빠져서다. 나설 때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게 많은 자전거보다는 걷는 건 거의 평상복 차람으로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선 건 연천까지 전철이 연장됐다는데 연천에 가서 자전거를 한번 타보고 싶어서였다.


전철이 전에는 소요산까지만 다녔다. 거기서 더 북쪽으로 연장해 전곡 지나서 연천까지 다니게 됐으니 휴전선 바짝 가까이까지 전철이 다니는 셈이다. 집에서 2시간 이상 걸려 연천역에 내리니 역사가 웅장하고 현대식이다. 역 광장은 또 얼마나 넓은지! 점심 때였기에 우선 근처 중국집에 들어가 짜장면으로 점심을 한 뒤에 자전거 페달을 굴리기 시작했다.


오래전에 달려본 적이 있는 길이라 아주 낯설지는 않으나 그래도 꽤 오랜만이다 보니 마치 처음 온 듯한 느낌이었다. 연천읍에서 철원에 있는 노동당사까지 갔다가 돌아올 요량으로 출발했는데 전방 지역이다 보니 차량 통행이 뜸해서 편안히 달릴 수 있었다. 별로 위험한 줄 몰랐다. 길도 대체로 평탄했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강원특별자치도가 나타났다. 경기도 연천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철원으로 넘어간 것이다.


노동당사에 다다르니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대한 천막이 쳐져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보수공사 중이라는 것이었다. 하긴 처음 지어진 게 1950년 이전일 테니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70년 이상 서 있었다. 허물든지 보수공사를 하든지 해야 했을 게다. 허물지 않고 보수해서 보존키로 한 모양이었다. 그 일대 벌판은 철원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돼 있었다. 반환점을 돌아 백마고지 가까운 대마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꼬부라져 3번 국도를 달려 남하하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고대산을 두고 신탄리, 대광리, 신망리를 차례로 지나 연천읍으로 원점회귀했다. 4시간쯤 걸렸다. 전곡에서 인천 가는 전철은 약 1시간에 한 대 꼴로 있었다. 5시 35분 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야외를 달려 보았는데 우선 공기가 달랐다. 연천만 해도 서울과는 확실히 달랐다.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았다.


40년쯤 전이다. 친구가 연천 대광리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 면회를 갔다. 위병소에서 형이나 동생이라고 했다면 친구가 '외박' 허가를 받아서 나올 수 있었는데 곧이곧대로 친구라 하는 바람에 '외출' 허가만 받아 나왔다. 당시 군대 생활이 얼마나 험했나. 융통성을 발휘해서 외박할 수 있게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고 외출만 하고 복귀하게 해서 후회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그 친구를 모레 강남에서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정은 변함이 없고 두 사람은 모두 머리가 허예졌다.


연천역은 웅장하다
특이한 구조물이 역 부근에 있다
짜장면 곱배기
노동당사는 보수중이다
2년 공사다
백마고지 부근이다
신탄리역과 고대산
G2001 버스는 신탄리역과 도봉산역 사이를 오간다
고대산
대광리역
옛 연천역을 남겨 두었다
새 연천역
1호차에 얌전히 묶어두었다
50km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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