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신문은 토요일자에 신간 서적을 소개한다. 거기에 실리기 위해 신문사로 보내지는 책은 모르긴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담당자 책상에 수도 없이 수북이 쌓이지 않을까. 그러니 담당 기자 눈에 띄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마 표지만 보고 그냥 밀쳐 두는 책이 숱하지 않을까. 목차까지 보고 속 내용도 훑어 보는 책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나아가 신문에 소개하기로 한 책은 마치 과거 시험에 합격한 것 같은 확률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필자의 책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가 한 신문의 신간 소개에 났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짤막하게나마 소개되었다. 왜였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책의 제목 선택이 괜찮았던 것 같다. 대한민국의 법이 아직도 1950년대라니?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지금이 2020년대인데 법은 1950년대라니! 그런데 그게 사실이다. 법조계가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민법 제162조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는 말인가 방군가. 이런 엉터리 문장이 1958년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요지부동 그대로다. 대한민국의 법이 1950년대가 아니고 뭔가. 이런 예는 수많은 오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밖에도 지천으로 널려 있다.
제목도 눈길을 끌지만 부제인 '오류투성이 구시대 법조문 이대로 둘 것인가'와 6.25 후 광화문 앞 거리 모습인 표지 사진도 괜찮았던 것 같다. 기자의 눈길을 끌만하지 않았을까 싶다. 뒤 표지에 저명 인사들의 지지 발언을 실은 것도 신뢰감을 주었을 것 같다. 어떻든 작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 책의 내용이 널리 알려져서 오류투성이 법조문이 바로잡히고 그래서 엉터리 법조문 때문에 법학을 공부하면서 영문도 모른 채 끙끙 앓고 있는 법률 후속 세대와 나홀로 소송하느라 법조문을 뒤적이는 일반인의 고통을 덜어주게 되기를 바란다. 사회 거의 모든 분야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는데 법조문만 낡디낡은 볼썽사나운 모습이라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