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문이 문법을 어기다니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이 있다. 약칭 군복단속법이다. 군복은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서 제조, 판매할 수 있지 아무나 제조, 판매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이 법 때문이다. 군복을 군인 아닌 사람이 멋대로 입어서도 안 되는데 그것도 역시 이 법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법의 법조문에는 국어 사용이 바르지 않은 데가 눈에 띈다. 제4조 제1호를 보자.
'이 법의 규정에 위반하여'라는 구절이 이상하지 않은가. 누가 '규정에 위반하여'라 하나.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규정을 위반하여'라고 한다. '위반하다'가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고 목적어에는 조사 '을/를'이 쓰여야 한다. 그래야 국어문법에 맞다. 그런데 '이 법의 규정에 위반하여'라 했으니 의아할 수밖에 없다.
틀리게 썼더라도 일관성은 있어야 하겠는데 그렇지도 않다. 바로 다음 조인 제5조는 다음과 같다.
제5조 제1항의 제3호에서는 '허가조건을 위반한', 제6호에서는 '규정을 위반한'이라고 썼다. 제5조에서는 '~을 위반한'이라고 바르게 쓴 것이다.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제4조의 '규정에 위반하여'는 조사를 잘못 썼다. 틀린 조사를 써도 뜻만 통하면 그만인가. 말의 질서에 이리도 무관심한가. 법조문이 이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