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명사 '데'는 앞의 말과 띄어써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란 법이 있다. 2007년 4월에 제정된 법이다.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리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하기 위한 법이다. 노인에게 제공하는 장기요양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는 띄어쓰기가 잘못된 데가 더러 눈에 띈다. 제4조 제1항에 그런 예가 있다.
'유지하는데 필요한'이라고 했다. '유지하는 데 필요한'이라고 해야 옳다. 이때의 '데'는 의존명사이고 의존명사는 앞에 오는 말과 띄어써야 하므로 그렇다.
그런데 어떤 조문에서는 제대로 돼 있다. 예컨대 제31조 제3항 제5호는 다음과 같다.
똑같이 '~는 데 필요하다' 구문인데 제4조에서는 '는데'를 붙여썼고 제31조에서는 띄어썼다. 단순한 부주의 탓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제4조 제1항에서 '유지하는데 필요한'과 같이 띄어쓰기를 잘못했는데 제42조에서도 '발급하는데 사용되는 비용'이라고 '발급하는데'를 붙여썼다. 이 역시 잘못이다.
이런 명백한 잘못은 아니지만 단어를 사용하면서 일관성이 없는 것도 의아한 느낌을 준다. 이 법의 제67조는 벌칙 조항인데 많은 '자'가 쓰이고 있지만 제3항 제3호에서만은 유독 '사람'이라고 하고 있다.
'자(者)'와 '사람'은 아무런 의미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표현은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호, 2호, 4호에서는 '자'인데 3호에서는 '사람'이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럴 이유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법령에 숱하게 나오는 '자'를 '사람'으로 바꾸는 것에 찬성한다. '자'에는 비하의 뜻이 강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장기적인 과제이고 당장 어떤 법령 안에서 '자'로 대부분 쓰고 있다면 '자'로 통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