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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n 02. 2024

안산갈대습지공원

시간이 멈춘 듯

안산에 습지공원이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오늘 작심하고 걷기  행선지를 그리로 정했다. 집 부근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가방에 넣은 뒤 광역버스에 올랐다. 마침 그 버스는 바로 안산갈대습지공원까지 간다. 기막히게 편리한 교통편이다.


한 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있으니 안산 시내를 통과해 갈대습지공원 입구에 닿았다. 자연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습지공원 주위에 수십 층 현대식 아파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극과 극이다. 천변을 따라 걷다 보니 공원 입구가 나타났고 직선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드디어 공원 초입이었다.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습지공원 안이었다. 안내 지도를 둘러보고 대강의 방향을 잡았다. 지도에 1코스, 2코스, 3코스가 색깔로 구분돼 표시되어 있었지만 그거 무시하고 길이란 길은 최대한 다 다녀보기로 한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입장료가 무료지만 3월부터 10월까지는 10시부터 6시까지만, 11월부터 2월까지는 10시부터 4시 반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구역은 크게 직사각형 모양인데 양쪽으로 긴 일직선 길이 있고 가운데에 또 긴 길이 있다. 그러나 탐방하기 좋은 길은 그 세 직선 길이 아니다. 굽이 굽이 난 데크길을 걸으면서 비로소 갈대습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습지가 무엇인지를 생생히 알게 해준다. 어쩌면 이리도 보전이 잘 되어 있는지 탄복했다. 갈대뿐인가. 연잎이 둥둥 떠 있고 연꽃이 곳곳에 피어 있다. 물속엔 또 얼마나 많은 동물이 서식하고 있을까! 물론 물새들도 이따금 허공으로 차고 올랐다. 


처음 가본 안산갈대습지공원, 그곳에 난 길은 다 가보았다. 그러니 다음에 간다면 데크길만 찾아갈 것이다. 지루하지 않고 볼 게 참 많다. 도중에 '살모사 출현 지역'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어딘가 숨어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리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도시에 개발이 아무리 요란하게 이뤄지고 있어도 안산 남쪽 갈대습지공원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 속에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리에서 해방돼 좋았다. 도로가 멀리 떨어져 있어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종종 찾고 싶다. 머리 식히기에 이만한 곳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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