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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n 18. 2024

스마트폰 vs 인텔리폰

스마트폰은 소멸하나

오늘 2024년 6월 18일에 신문에서 새로운 단어를 접했다. 인텔리폰이다. 기사 제목은 "스마트폰 소멸, 한국은 준비됐나"였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이 소멸하고 인텔리폰의 세상이 온다는 얘기였다. 마치 피처폰이 사라지고 스마트폰으로 대체됐듯이. 그런데 피처폰은 뭐고 스마트폰은 뭐며 인텔리폰은 뭔가? 정의가 분명하게 되어 있나?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국어사전도 뒤져 보고 빅카인즈로 인터넷 기사 검색도 해보았다.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텔리폰이란 말은 아주 최근부터 쓰인 말이다. 우리나라 신문에는 2024년 6월 12일부터 갑자기 많이 쓰였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도 채 안 됐다. 그러나 거슬러 올라가 1998년 3월 19일 전자신문에 딱 한 번 '인텔리폰'이 쓰였다. 다음과 같다.


시드코는 14.4K모뎀, 7.4인치 스크린 및 미니 키보드를 장착한 「I폰」을 시장에 출하했으나 판매대수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며, 인텔리데이타는 「ADSI(아날로그 디스플레이 서비스 인터페이스)」기반의 「인텔리폰」을 판매하고 있으나 판매대수는 1만여대에 불과하다.


물론 이때의 '인텔리폰'은 최근 쓰이기 시작한 '인텔리폰'과 의미가 천양지차일 것이다. 당시엔 아직 스마트폰조차도 없었을 때이기 때문이다. 어떻든 '인텔리폰'이란 말이 약 1주일 전부터 우리 사회에 들어와 쓰이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이 쓰일 걸로 예상된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 조선일보의 '스마트폰 소멸, 한국은 준비됐나'라는 기사 제목에 의문을 느낀다. 스마트폰이 없어지고 인텔리폰으로 바뀐다는 뜻 같은데 그러나 과연 그럴까. 스마트폰은 소멸하는 게 아니고 진화하는 게 아닐까. 인텔리폰은 음성으로 조작하는 폰을 말하나? 그렇다면 삼성 갤럭시S24도 이미 음성으로 상당 부분 조작할 수 있지 않나. 그럼 갤럭시S24는 스마트폰인가 인텔리폰인가. 아마 인텔리폰의 요소를 조금 지닌 스마트폰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인텔리폰의 경계는 무엇일까. 경계가 있긴 있을까. 


내가 보기엔 앞으로 상당 기간 폰은 자판으로도 명령을 받아들이고 음성 명령도 수행할 것이다. 자판이 완전히 사라지는 폰이 생기긴 할까. 언젠간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리 빨리 올 것 같진 않다. 물론 앞으로 스마트폰은 점점 더 많은 음성 명령을 수행하고 웬만한 주문은 처리해내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일컫는 말은 '스마트폰'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smart와 intelligent는 intelligent가 더 우수한가. 그게 그거 같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인텔리폰'이 더 진화하면 그건 뭐라 부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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