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운을 맞춘다고는 하나
얼마 전 유력지에서 연거푸 빅샷이란 말이 제목에 쓰여 놀란 적이 있다. 그저 중진이란 뜻일 뿐이다. 중진이나 거물은 심심하고 따분했을까. 빅샷이라고 했다. 오늘 같은 신문에서 제목에 큼직하게 엘더라는 말이 쓰여 또 한번 놀랐다. 엘더란 말을 내가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신문이 세태를 반영하는 건 그럴 수 있다. 직장 내에서 리더에 대응하는 말로 엘더라는 말을 곧잘 쓴다고 했다. 리더는 후배지만 상급자인 사람을 가리키고 엘더는 선배지만 하급자인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쓴단다. 그러나 난 그런 직장에 근무해보지 않아 '엘더'가 정말로 사용되는 말인지 알지 못한다. 어디 나만 그럴까.
헬조선이란 말이 한창 유행했다. 우리나라를 스스로 낮잡아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외국말을 좋아하는 신문이라면 "회사 밖은 지옥"도 "회사 밖은 헬"이라 함직한데 그건 또 "회사 밖은 지옥"이라 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독자들에게 뭔가 한 수 가르쳐주고 싶은 심리가 있는 걸까. 엘더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은 몰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다. 신문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빅샷, 엘더를 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또 무슨 말로 날 당황케 할까 슬며시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