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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Jul 09. 2024

광고를 생각한다

오늘 한 조간신문의 광고는 집회를 예고하는 정치광고였다. 그런데 광고 문안 가운데에 "미친 자(김정은)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본회퍼(Dietrich Bonhoeffer)라는 문구가 있었다. 본회퍼가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본회퍼가 누구인가.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는 나치가 지배하던 시대에 히틀러에게 항거하던 독일의 목사요 신학자였다. 그는 1943년 체포되어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처형된 인물이다. 그의 저항 정신은 유명하다. 본회퍼가 한 "미친 자에게 운전자를 맡길 수 없다."라는 말은 말할 것도 없이 히틀러를 겨냥한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 조간의 광고에는 "미친 자(김정은)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라고 본회퍼가 말했다고 나왔다. 김정은은 본회퍼가 세상을 떠나고 거의 40년 뒤에 태어났다. 본회퍼가 김정은을 알 리가 없다. 광고는 마치 본회퍼가 김정은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적혀 있다. 그러나 본회퍼가 말한 미친 자는 히틀러였다. 


광고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갖은 수를 쓴다. 그래서 허위광고, 과장광고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 비판을 무릅쓰고라도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광고의 인기가 소비자에게 별로 없는지 모른다. 사실과 다르다는 걸 알기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카피라이터와 당하지 않으려는 소비자 사이의 긴장관계는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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