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휘발유값'을 보며
며칠 전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였는데 제목에 '휘발유 값'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휘발유'와 '값'을 띄어서 썼다. 당연히 그래야 함에도 반갑게 느꼈던 것은 많은 다른 언론에서 '휘발유'와 '값'을 붙여서 썼을 뿐 아니라 사이시옷까지 넣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신문이 그러거나 말거나 '휘발유 값'이라 띄어썼으니 얼마나 보기 좋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 연합뉴스 기사를 보고 또 한번 안도했다. 조선일보처럼 띄어서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휘발윳값'이 아닌 '휘발유값'이라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아래에서 보듯이 오래전부터 '휘발윳값'이라 표기했다. 그랬는데 요늘 '휘발유값'이라 한 것이다.
연합뉴스는 왜 이제까지 '휘발윳값'이라 했을까. 국어사전에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샘은 2008년 비즈니스맵, 2009년 에프케이아이미디어라는 매체의 기사를 용례로 들기까지 했다. 그리고 정작 '휘발유값'에 대해서는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규범 표기는 '휘발윳값'이란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아예 '휘발유 값'이라 띄어서 썼고 연합뉴스는 '규범 표기'가 아닌 '휘발유값'이라 썼다. 한동안 규범 표기를 따랐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규범 표기를 따를 게 아님을 깨닫게 된 것 아니겠는가. 규범이란 이름으로 언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뒤늦으나마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으니 아주 다행스럽고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