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를 계란후라이라 하지 못해서야
신문에 계란프라이와 닭알부침이란 제목의 글이 실렸다. 남북한의 언어 차이가 심하단다. 남한에서는 계란프라이라 하는데 북한에서는 닭알부침이라 하니 말이다. 계란프라이에 시선이 멈추었다. 사람들이 입으로 말할 때 계란후라이라고 할 텐데 왜 신문에는 계란프라이라고 했을까. 이유가 짐작이 간다. 국어사전에 계란프라이라 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다. 국어사전에는 계란프라이라고 돼 있다.
그리고 계란후라이를 찾으면 규범 표기는 계란프라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계란후라이는 규범 표기가 아니니 쓰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이 쓰지 말라고 하는 계란후라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신문에서 써왔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다. 1990년대 신문에 줄줄이 계란후라이가 나온다.
왜 국어사전은 계란후라이를 쓰지 말고 계란프라이를 쓰라고 할까. 이 말이 영어 fry에서 왔고 영어의 f는 'ㅍ'으로 옮기지 'ㅎ'으로 옮기지 않으니 계란프라이여야 한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후라이는 일본어(フライ)에서 왔고 그래서 후라이는 일본어 잔재니까 쓰지 말아야 한다고 봤을지도 모르겠다. f는 'ㅍ'이어야 하기 때문에 프라이라 했든 후라이는 일본어니까 프라이라 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언어생활에서 계란후라이는 이미 뿌리가 깊다. 반대로 계란프라이는 생소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쓰지 않는 말을 쓰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고 외래어 표기법에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세상을 원망했다. 계란후라이를 계란후라이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오늘 저녁엔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끼얹고 계란후라이를 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