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물어보았다
어떤 변호사가 쓴 민사소송 소장을 읽어볼 일이 있었다. '경료하다'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 잘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늘상 쓰는 말인 모양이다. 문맥상 '마치다'라는 뜻이다. '끝내다'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다'와 같이 주로 쓰인다. 한자어로 써야 무게 있어 보이지 '마치다', '끝내다'라고 하면 뭔가 모자라고 허전해 보이는 걸까.
그런데 '경료하다'는 어찌 된 일인지 국어사전에 없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써왔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여러 인공지능에 '경료하다'에 대해 물어보았다. 클로바x, 에이닷, 퍼플렉시티, 챗gpt의 답은 차례로 다음과 같았다.
'경료하다'는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고 있고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꿋꿋이 쓰이고 있는 말로 보인다. 마치 법의 언어가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냥 '마치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런 예로 '해태하다'가 있다. 게으름 부리고 제때에 일을 하지 않는 게 '해태'다. 요즘은 법조문에도 '해태하다'는 '게을리하다'로 바뀌고 있다. '해태하다'라는 말이 든 조항이 개정되는 경우 '해태하다'는 '게을리하다'로 바뀌고 있다. '경료하다'도 '마치다'로 바꾸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인공지능에 '경료하다'가 국어사전에 나오느냐고 물었는데 이는 가부가 명확한 문제다. 다음을 보라.
보는 것처럼 표준국어대사전에 '경료하다'라는 말은 없다. 그런데도 클로바x는 수록되어 있다고 했다. 에이닷은 찾아보니 없다고 했다. 바르게 답했다. 퍼플렉시티는 클로바x와 마찬가지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다고 했다. 챗gpt는 처음에는 있다고 했다가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인공지능을 덮어놓고 믿을 게 아니다. 클로바x에 많이 실망했는데 정확도가 높은 에이닷이 있어 다행으로 여긴다. 인공지능은 정확도가 생명 아닌가.
끝으로, '경료(經了)하다'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일본어에도 經了라는 말은 없고 중국어에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서 한국어에서 경료(經了)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를 인공지능에서 발견했기에 소개한다. 클로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