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띄어쓰기
국어사전은 이따금 사람을 놀래킨다. 뜻밖의 표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로 디올이 있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디올은 없고 디오르가 있다. 그러나 신문은 디오르가 하지 않고 디올이라 쓴다. 왜 이래야 할까.
그건 그렇고 디오르의 뜻풀이에 제이 차 세계 대전이 있다. 눈이 번쩍 뜨인다. 누가 제이 차 세계 대전이라고 띄어쓰나. 그러나 국어사전은 버젓이 제이 차 세계 대전이라 쓰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차 때문이다. 국어사전은 차를 의존명사라 하고 있다. 의존명사는 앞에 오는 말과 띄어쓰게 되어 있으니 제이 차라 했을 것이다.
차와 비슷한 말로 회가 있다. 회 역시 국어사전은 의존명사라 하고 있다. 그런데 예로 든 말 중에 제2회 정기 총회가 있다. 제2 회라 하지 않고 제2회라 하고 있다. 띄어쓰지 않고 붙여쓴 것이다. 제이 차는 띄어썼으면서 제2회는 왜 붙여썼을까.
도무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왜 제2회는 붙여쓰고 제이 회는 띄어써야 하나. 제2차 세계 대전은 붙여쓰고 제이 차 세계 대전은 띄어써야 하나. 아라비아숫자로 쓰든 한글로 쓰든 숫자는 숫자이니 띄어쓰기는 같아야 하지 않겠나.
제이 차 세계 대전은 너무나 낯설다. 나만 낯설게 느껴질까. 디오르를 고집할 게 아니라 디올을 인정하고 제이 차 세계 대전의 제이 차는 제2차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국어사전이 현실 언어생활과 따로 노는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얻는 이득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