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지질한'을 보고

국어사전에 대한 생각

by 김세중

한 신문 문화면의 기사 제목으로 큼직하게 뽑힌 주인공 다 지질한 이유?가 눈길을 끌었다. 지질한?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직감적으로 찌질한을 이렇게 썼구나 싶었다. 과연 그랬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찌질하다라는 말은 없고 지질하다만 있다.


g_eceUd018svc35gaw1bzfnxk_hgt0e (1).jpg


3_id4Ud018svc1j2l684il4m7u_hgt0e (1).png


표준국어대사전에 지질하다라 돼 있으니 신문에서 지질한이라고 썼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대중은 생활 속에서 보통 지질하다가 아니라 찌질하다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나 지질하다가 있지 대중의 언어생활 속에서 지질하다가 쓰이는 걸 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웬만한 사람은 다 찌질하다를 쓰지 않나 싶다.


표준국어대사전이 왜 널리 쓰이는 말인 찌질하다를 표제어로 올리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말샘이나 고려대 한국어사전과 같은 다른 국어사전에서는 찌질하다가 올라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뜻풀이는 지질하다와 똑같이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이다. 찌질하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다뿐이지 다른 국어사전에서는 찌질하다를 올려놓고 있다. 번히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한결같이 짜장면을 쓰지만 국어사전은 외고집으로 자장면을 고수하다가 여러 해 전에 짜장면 표준어로 인정하였다. 자장면에서 짜장면으로 표준어를 바꾼 게 아니라 자장면도 여전히 표준어이고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그 결과 지금도 자장면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신문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찌질하다는 채 거기까지도 가지 못했다. 여전히 지질하다 표준어다. 지질하다에서 찌질하다로 표준어를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렵다면 지질하다와 함께 찌질하다 표준어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거의 쓰이지 않는 지질하다만을 표준어로 내세우고 있는 국어사전을 굳이 따라야 하나. 내키지 않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알코올 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