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준 게 없는데...
아들 하나에 딸 하나로 위가 아들이다. 아들은 어느덧 30대 후반인데 미혼이다. 결혼할 낌새가 안 보인다. 결혼은커녕 교제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이성교제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걸까. 어찌 된 연유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
제 엄마가 요즘 친정에 가 있어서 아들과 둘이서 지낸 지 며칠 된다. 아들은 직장 워크숍에 갔다가 무릎을 다쳐서 요즘 회사에 안 가고 집에서 쉬면서 치료하는 중이다. 나는 오늘 따라 아침에 눈이 늦게 떠졌다. 부엌에서 아들이 뭔가 하고 있었다. 식사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냉장고에서 반찬통이 여럿 꺼내져 있었고 큰 접시에 반찬이 조금씩 담겨 있었다. 계란후라이도 두 개...
잠시 후 나는 깜짝 놀랐다. 그 상 차림이 오로지 애비인 나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본인은 이미 아침을 먹었다는 것이다. 잠자리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는 아비를 위해 아들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며칠 전엔 불쑥 등산용 모자를 주면서 쓰라고 해 고맙게 받았다. 또 키를 누를 때 느낌이 푹신한 키보드를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라고 주기도 했다. 아들은 아빠에게 뭔가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난 아들에게 해준 게 없다고 생각되는데 아들은 아비인 내게 뭔가를 자꾸만 주려고 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