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해 '입고'라니
컴퓨터를 켜고 웹브라우저를 열면 뉴스가 좌르르 쏟아져 나온다. 포털이 제공하는 것이다. 한 뉴스의 제목을 보고 눈이 크게 떠졌다. 윤석열 재입고라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한 인터넷신문이 보도한 것인데 캐들어가 보니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민주당 국회의원이 한 말이었다.
매체의 보도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싶어 추척 끝에 라디오 방송을 들어 보았다. 유튜브에서 의원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시쳇말로 '워딩'을 확인했더니 이랬다.
구속취소, 석방은 다 익히 아는 말이다. 그런데 입고, 탈옥 같은 말이 눈길을 확 잡아끈다. 매체에서 재입고라고 한 게 근거 없는 게 아니었다. 정치인 본인이 '다시 입고된 건데'라고 했고 그걸 재입고라고 했을 뿐이니 매체는 잘못이 없다. 사실을 그대로 보도했다.
문제는 입고다. 입고는 국어사전에 이렇게 풀이되어 있다.
입고는 물건을 창고에 넣음이라 뜻풀이되어 있다. 윤석열 피고인이 입고되었다는 것은 그를 물건으로 보았다는 것 아닌가. 이렇게 말한 정치인은 전직 법무부장관 출신의 법률가이다. 그런데 사람을 물건 취급해도 되는가.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물건으로 취급해도 된다는 뜻일까. 굳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아직 피의자일 뿐으로 엄연히 사람이다. 나는 그를 사람으로 보지 않으니 청취자들도 그렇게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그렇게 말했을까. 별별 의문이 다 들지만 의문은 좀체 해소되지 않는다.
탈옥이란 말도 생경하기는 마찬가지다. 탈옥은 국어사전에 "죄수가 감옥에서 빠져나와 달아남."이라 뜻풀이되어 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검찰의 지휘로 석방되었지 감옥에서 빠져나와 달아난 게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탈옥이라 할 수 있다. 탈(脫)과 옥(獄)의 한자만 보면 감옥에서 벗어났으니 탈옥이 어떠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엄연히 법적인 절차에 따라 석방된 것을 탈옥이라 하니 뜨악하다.
법조인 출신 아닌 정치인이 한 말이라 해도 입고, 탈옥은 도를 넘은 지나친 말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하물며 법조인이기도 한 의원이 이런 말을 방송에서 했다는 게 좀체 믿기지 않는다. 정치인들은 자극적인 말을 해서 지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인기를 끌어올리려 한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건 보지 못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